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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갈 지역을 선택하기

첼로연주자 2017. 8. 12. 19:06

연구년을 갈 곳을 결정하는 요소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상당부분 개인적인 상황이나 성향에 따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이 글은 다소 주관적일 수도 있겠다.


또한 이 글은 아직 학교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혀 어디를 갈지 감이 안잡히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정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일단 지역 선택에서 고려할 사항은 날씨, 생활비용, 도시 규모, 한국인 유무, 교통 등등 많이 있을 것 같다.

물론 학교가 먼저 정해지면 살 도시가 한정이 되겠지만 정해진 학교 근처에도 여러 도시들이 있고 도시마다 분위기는 매우 다를 수 있다.


1. 날씨: 개인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버팔로에서 9년을 살면서 너무 추워 어찌나 고생했던지... 그곳은 겨울이 되면 눈이 매일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 싸래기 눈이 정면으로 날아와 내 볼을 송곳처럼 찌르는 곳이다. 겨울 내내 해를 보기 힘들만큼 매일 흐리고 눈이와서 거기 살다보면 왜 백인이 얼굴이 하얀지 이해가 될 정도다. 잘못하면 우울증 걸리기 쉬운 곳이며(실제로 우울증에 걸린 사람을 봤다) 파카는 3월말까지, 두꺼운 잠바는 4월말까지 입어야 하는 곳으로 사람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곳인 것 같다.ㅠㅠ

너무 추워도, 너무 더워도, 너무 습해도, 너무 건조해도 좋지 않은 것 같다. 또한 항상 흐리거나 비만 와도 문제다. 미국은 땅이 넓은 만큼 날씨도 다양하고 때로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으니 날씨를 과소평가 해서는 안된다.


너무 추운곳(미국 북동부, 미네소타, 다코다 등등)은 정말 춥다. 눈도 많이 와서 집에 같혀 있어야 되는 경우도 있고 전기가 끊기는 경우도 발생한다. 전기가 끊기는 이유 중 가장 빈번한 상황은 나무 가지에 눈이 쌓여 나무가지가 무거워져 부러지면서 전기줄을 건드리는 경우이다. 버팔로에 살때는 눈이 많이 와서 2~3일정도 전기가 끊기는 일은 매년 1~2회 정도 발생했으며 1주일씩이나 전기가 끊기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이 때는 전기가 끊기지 않은 곳이나 혹은 복구가 빨리 된 곳에 살고 있는 지인의 집까지 눈을 헤치고 겨우겨우 운전해 가서 그 곳에서 신세를 져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얼어 죽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난방을 위한 연료는 비록 가스이지만 전기가 끊기면 난방의 전원이 꺼져버려 난방이 무용지물이 된다. 다코다나 미네소타 같이 북쪽이면서 고도가 높은 지역의 경우는 영하 40도인 날도 많다고 하니 추운날씨를 매우 즐기는 사람이 아니면 정말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추운곳의 또 하나의 단점은 미국은 난방이 온돌식이 아닌 더운 바람으로 가동되기 때문에 겨울에 추워서 난방을 세게 틀면 정말 건조해 진다. 그래서 코가 빡빡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이런 것들이 싫어지는 것 같다.


텍사스나 아리조나처럼 더운 곳을 꺼려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 곳들은 의외로 살기 좋은 것 같다. 우리나라의 여름과는 달리 미국의 서남부 지역은 날씨가 건조하여 더워도 짜증나지 않는다. 또한 미국은 어디가나 에어콘이 너무 잘되어 있기때문에 몸에 열이 많아 누구보다도 에어콘을 사랑하는 나 이지만 텍사스에 살때는 오히려 추워서 한여름에 잠바를 입고 다녀야 할 정도였다. 더운 것 보다 습도가 더 중요하다. 플로리다 같은 경우는 더우면서 습도가 높아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는다.


비가 자주 오는 씨애틀 지역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비나 눈은 실내에서 구경할 때나 운치있지 내가 그것를 해치고 나가야 할 때는 짜증 자체이다. 그런데 1년에 9개월이 흐리고 비가오는 곳이라면... 왜 스타벅스가 씨애틀에서 탄생했는지 이해가 되는 날씨이다. 실제로 씨애틀을 가보면 연중 대부분이 싸늘하고 비가 오기 때문에 따끈한 커피 생각이 절로 난다.


2. 생활비용: 생활비가 비싼 곳은 주로 대도시 특히 뉴욕, 보스턴, 캘리포니아의 주요 도시 등을 들 수 있고 주로 식료품 비용 보다는 주거비용이 비싼 곳이다. 예를 들어 2 베드룸 아파트의 경우 일반적인 곳은 800불~1,000불 정도라면 보스턴이나 뉴욕에서는 같은 규모의 아파트라면 최소 3,000불 이상은 줘야 한다.

내 경험으로 대충 한 달 생활비를 예상해 본다면 나 같이 세 식구(부부, 자녀 1)의 경우 약 $3,600 정도로 예상 된다.

여기에는 대충 어림잡아 주택 $1,200(2 베드룸), 식비 $1,200, 생필품 및 기타 $1,200 정도이다. 물론 초기 정착비용 (자동차, 가구, 살림, 전화, 컴퓨터 등등)은 제외한 것이다. 생활비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 예컨대, 좀더 좋은 집을 선택하면 한달에 월세가 $1,500 이상이 될 수도 있고, 먹는 데 투자를 많이 하는 사람이면 식비가 그만큼 올라갈 것이다.

 

3. 도시 규모: 도시 규모는 개인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큰 도시도 너무 작은 도시도 좋지 않고 약 50만~100만 정도가 좋은 것 같다. 가장 좋은 곳은 대도시 주변에 30분~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중간 규모의 도시정도?

도시가 너무 크면 복잡하고 교통체증과 여러가지 도시문제를 안고 사는 경우가 많다. 또 너무 작으면 너무 시골이라 없는게 많다. 도시가 너무 작으면 괜찮은 공립학교가 없고, 좋은 식당, 스포츠 등의 문화생활의 기회가 적고, 한국가게나 한국식당 등 한국 음식을 구할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옛날 유학시절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도시에 한국 가게가 없어 김치나 라면 등을 사려면 3시간을 운전해서 와야되는 사람들도 있었다. 요즘은 인터넷 구매가 가능해져 어느정도 해결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러가지로 불편한 건 사실일 것이다.


4. 한국인 유무: 미국 생활을 잘 아는 사람이면 한국인의 유무가 크게 중요하지 않겠지만 미국에 처음가거나 정보가 많지 않은 사람은 한국 사람이 많은 곳이 더 좋을 것 같다. 사실 미국은 언어 뿐만 아니라 사회 시스템이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먼저 살아본 한국사람들의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돈낭비와 쌩고생을 많이 하게 된다. 요즘은 인터넷이 잘 되어 있어 어디를 가든지 그 곳의 한인 커뮤니티가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지만 그래도 현지에서 직접 체험하면서 한국사람들에게 정보를 얻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자녀가 학교를 다니는 나이라면 반드시 한국 학생이 다니는 학교를 보내기를 권장한다. 자녀들을 영어 공부 시킨다고 한국 학생이 한명도 없는 학교를 일부러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결코 아이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영어가 서투른 아이들이 처음에 학교에 적응하기란 매우 힘들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 가져오는 통신문, 시험 정보, 선생님 정보 등은 혼자서 알기 정말 어렵다. 한국 학생들이 많은 학교에 보내더라도 아이들은 영어를 금방 배우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5. 교통: 여기서 교통은 교통의 허브(특히 비행기)를 주로 의미한다. 도시가 항공교통의 허브이면 상당히 좋다. 어디 여행 갈때마다 항공료도 저렴하고 초이스가 많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내가 텍사스의 칼리지 스테이션에 살 때는 교통이 너무 안좋아 항공뿐만 아니라 육로 교통을 이용할 때도 시간이 엄청 많이 낭비되었다. 물론 미국에 살 곳을 선택하면서 이런것까지 고려하기는 쉽지 않지만 혹시 비슷한 두 곳 중 하나를 고를때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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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를 작성하며...  (0) 2017.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