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갈 준비

미국갈때 어떤 물건들을 가지고 갈까?

첼로연주자 2017. 8. 20. 18:51

미국에 가져가는 물건은 사람에 따라 혹은 상황에 따라 너무 다르기 때문에 내 경험을 위주로 얘기하는게 좋을 것 같다. 우선 기본적으로 미국에 갈 때 짐의 양에 따라, 가구 등을 가지고 가려면 이사짐 센터 이용, 가구는 빼고 기본 살림(주방용품 등)이나 책 등을 가지고 가려면 소포 이용,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고 그냥 옷가지나 기본 물건들만 가지고 가는 경우는 그냥 이민가방을 이용하면 될 것 같다.


참고로 한국인이 많은 도시에 가는 사람이라면 그곳에 H-Mart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꽤 큰 한국 마트로 없는게 없기 때문에 물건을 이것저것 싸가는 것 보다 그냥 돈을 가져가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일 수도 있다. 가격도 한국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국인이 많은 LA나 워싱턴 DC 등에는 심지어 롯데마트나 이마트도 있다.

또한 한국 사람이 왠만큼 있는 도시라면 (특히 학교가 있어 유학생이 좀 있는 도시) 한국가게가 하나씩은 다 있다. (Oriental Market 이라고도 한다). 최근에는 인터넷 싸이트가 많아 미국 국내에서도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한국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 남이 쓰던 가구와 물건들을 쓰는 것에 대해 크게 꺼리지 않는 사람은 살림과 집을 통째로 인수받기를 권장한다. 내가 살던 동네에서는 이것을 테이크오버(집을 인수받는 것)와 무빙(살림을 인수받는 것)이라고 불렀는데 테이크오버는 전 세입자에 이어 바로 세입자가 되는 것이고 무빙은 보통 살림 전체를 $500 ~ $1,000 정도로 구입하는 것이다. 나는 좀 까다로운 편이어서 무빙을 인수하지 않고 내가 직접 모든 살림을 중고나 새것으로 구입하였는데 이 부분이 좀 후회스러웠다. 무빙의 가장 큰 장점은 처음 미국에 갔을 때 그 전 사람(무빙을 나에게 판 사람)의 모든 살림이 그대로 있기 때문에 곧바로 생활할 수 있고 (심지어 쌀이나 라면, 캔 제품도 남겨놓는다) 또한 내가 한국에 돌아올 때 무빙을 판매하면 일일이 모든 살림을 처분하는 엄청난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게 된다. 단점이라면 사실상 가구나 물건을 보지 않고 사기 때문에 생각보다 형편없는 가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국 사람들이라 어느정도는 깨끗하고 잘 썼겠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사람 나름인 것 같다. 어떤 경우는 몇 대가 걸쳐 무빙이 내려온 경우도 있어 아주 낡은 경우도 있다. 아무튼 장단점을 알고 본인이 선택하면 좋겠지만 1년을 살아본 경험으로 웬만하면 무빙을 추천하는 쪽이다. 또한 무빙을 인수하더라도 좀 찝찝한 침대 메트리스나 코팅이 다 벗겨진 후라이펜 같은 것은 새것으로 구입하면 되고 아니면 좋은 것을 구입하여 나중에 한국에 들어올 때 가지고 오면 된다 ("연구년을 정리하며" 참조).

 

가구: 개인적으로 꼭 가져가야 되는 가구가 아니라면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국은 중고 거래가 매우 활발하기 때문에 소파, 식탁, 책상 등등은 지역 신문이나 인터넷 싸이트에서 중고로 사면 훨씬 경제적이다.

가는 곳의 한국 학생회나 교회 싸이트에 가면 중고 물건이 나와 있고 운이 좋아 같은 처지인 연구년을 마치고 돌아가는 교수를 만나면 집 살림 전체를 통으로 해서 싸게 살 수 있다. 또한 무빙 세일이나 거라지 세일(Moving Sale, Garage Sale 혹은 Yard Sale)에 가도 괜찮은 물건들을 찾을 수 있다. 무빙 세일이나 거라지 세일은 신문 광고(Local Paper)에도 있고 길을 가다보면 도로변에 싸인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발품을 좀 팔면 비교적 깨끗한 물건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다.

내 경우 연구년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갈 때 가져갈 침대와 TV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고로 샀는데 식탁 + 의자 4개를 $20에, 아이 책상과 내 책상은 각각 $15에, 그외 각종 주방용품이나 살림을 보통 $5 ~ $20에 구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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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물건을 쓰는 것이 영~ 마음에 맞지 않는다면 어차피 1년만 쓸거니 새거 중 싼 물건을 사면 된다. 보통 미국의 월마트나 타겟(Target)에서는 조립해서 쓰는 싼 가구를 많이 파는데 1년 정도는 충분히 쓰고도 남는다. 물론 대부분 톱밥을 압축한 것이지만 나는 약 15년 전에 미국에서 구입한 책꽂이를 한국에 가져와 아직도 잘 쓰고 있다. 그리고 이런 가구들을 사기 전에는 전동 드라이버를 구입하면 좋다. 일반 드라이버로 나사 돌릴 생각은 절대로 마시라. 옷장 하나 조립하는데 하루 종일 걸릴 수도 있다. 전동 드라이버는 가구 조립 말고도 집에서 나름 유용하게 쓸 곳이 많다.

연구년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사용한 가구들을 주변의 유학생들에게 매우 싸게 팔거나 무료로 나누어 주는 매너도 가지면 더 좋을 것 같다.

    전자제품: 미국은 전원이 110볼트이므로 우리와 맞지 않는데 어떤 사람들은 도란스(변압기)를 가지고 가는 경우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꼭 가지고 가야하는 전자제품이 아니라면 현지에서 110볼트 짜리 전자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또한 반대로 미국에서 전자제품을 구입하여 한국으로 가져오면 역시 도란스가 필요하므로 이 또한 여러가지로 불편한 상황을 만들게 된다. 요즘에 웬만한 소형 전자제품들은 110과 220 공용으로 되어 있으므로 상관 없지만 (돼지코는 필수) 큰 전자제품들은 무거워서 가져가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도란스를 이용할 때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예전에 유학시절 어떤 사람이 한국에서 압력밥솥을 가져 왔는데 110볼트 전력에 도란스를 사용하여 220볼트로 밥을 하자니 엄청난 전기를 끌어오게 되어 휴즈가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그 사람은 밥을 할 때마다 집에 있는 모든 전등을 끄고 모든 콘센트를 뽑고 나서 밥을 했다. 그래도 만약 도란스가 필요한 경우에는 너무 무거우므로 가져가지 말고 현지에서 구입하는게 좋다. 요즘에는 크기가 작은 휴대용 도란스가 있어 가져온다면 이것을 구입하는게 좋겠다.


    살림: 살림은 가능한한 많이 가져오면 좋다는 생각이다. 예컨대, 부피가 비교적 작은 칼, 가위, 병따개, 김발, 숟가락, 젓가락 등등. 물론 미국에 와서 구입하면 되지만 처음에 오면 구입할 것이 너무 많아 돈이 엄청 많이 든다. 이 때 이런거라도 가져오면 돈을 절약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 외에 미국에서 구하기 힘든 개인적인 물건들을 잘 챙겨오면 좋다. 특히 약은 미국 약이 잘 안맞을 수도 있고 미국에서는 한국 약을 구할 수 없으므로 평소에 먹는 약이 있다면 다량으로 구입해 오면 좋을 것 같다. 내 경우 한국에서 잘 듣는 감기약이 있어서 그걸 많이 사왔다.


    참고> 월마트(Wal-Mart)와 타겟(Target)은 생활용품 가게의 쌍두마차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월마트와 비슷한 규모의 K-Mart라는 곳도 있었는데 월마트와는 가격 경쟁에서 뒤지고 타겟과는 품질 경쟁에서 뒤져 결국 문을 닫았다. 월마트는 가격은 가장 싸지만 질은 보장이 안된다. 따라서 품질을 요하는 물건(예컨데 칼, 전자제품 등)을 구입할 때는 가장 싼것을 피하고 중간 정도의 가격을 사면 그런대로 쓸만하다(월마트가 하도 단가를 후려 치는 바람에 제조사들이 월마트용 물건을 따로 만든다는 얘기가 있다). 참고로 미국은 정말 형편없는 물건부터 좋은 물건까지 품질의 스팩트럼이 넓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싼 물건도 그런대로 쓸만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예전에 월마트에서 현격히 싼 주방용 랩을 샀더니 이건 뭐 완전히 그냥 비닐이었다.ㅠㅠ


    반면 타겟은 월마트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품질이 비교적 괜찮고 예쁜 물건들이 꽤 있다(물론 우리나라의 예쁜 물건과는 비교가 안된다). 그러다보니 오는 고객들도 대부분 백인들이다. 이왕이면 조금 비싸더라도 예쁘고 품질이 나은 제품을 사고 싶으면 타겟에 가야한다. 다만, 똑같은 물건인데 월마트가 훨씬 싼 경우도 있으니 돈을 아끼려면 이 또한 발품을 팔아야 한다.


    전자제품은 단연 베스트 바이(Best Buy)가 가장 많이 가는 가게이다. 이곳은 월마트와는 달리 직원들의 설명도 들을 수 있고 여러가지를 비교할 수 있다. 다만 미국의 어디를 가든지 우리나라와 같은 서비스는 기대하면 안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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