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갈 준비

한국 은행 업무와 여행자 수표

첼로연주자 2017. 12. 19. 20:09

미국에 가서 인터넷 뱅킹을 하고 한국에서 송금도 하고 할려면 한국에 있는 은행에 몇 가지 해야될 것들이 있다.


1. 인터넷 뱅킹


인터넷 뱅킹을 위해 아래 사항들을 체크해서 처리해야 한다. 은행 직원에게 해외에서 인터넷 뱅킹을 하려고 하는데 내 계좌에서 변경해야될 사항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다.

  • 해외 IP 접속 차단 해제: 해외에서 내 계좌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인데 보통 은행 계좌를 개설할 때 설정해 놓은 거라고 한다. 그런데 내 은행들은 모두 이러한 설정이 안되어 있었다. 그래도 각자 확인을 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 지정 단말기 등록 해제: 2015~2016년 즈음 한참 단말기를 등록하여 그 단말기가 아니면 인터넷 뱅킹이 안되도록 했던 시절이 있었다. 따라서 내 계좌가 이러한 제약이 있는지 확인하고 만약 있다면 해제해야 된다.

내 경우 한 은행이 결국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렇게 미리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지정 단말기 등록을 해제해 달라고 했는데 문제없다고 해놓고는 미국에 와서 이체를 하려고 보니 지정 단말기가 아니어서 안된단다. 미국에서는 단말기를 지정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핸드폰으로 인증번호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핸드폰은 이미 휴면인데다 유심칩을 쓸때는 문자는 수신이 안된다 ("핸드폰은 유심칩으로 해결" 참조). 사실 미국에서 한국 문자를 못 받는것 때문에 몇 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가장 불편한 것이 인증번호를 못 받는 다는 것이었다. 물론 한국 유심을 일시적으로 다시 끼우면 문자 수신은 가능하다고 한다. 


2. 미국은행으로 송금


한국으로부터 향후 개설할 미국은행으로 송금을 할 계획이라면 내 거래 은행 중 한 은행을 선택하여 해외송금 지정 은행으로 등록해야 된다(한 사람 당 한 은행만 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크지 않은 돈을(1년에 5만불 이하) 송금할 계획이라면 인터넷에서도 지정이 가능하다. 이때는 '증여' 목적으로 송금하는 것이다. 그런데 1년에 5만불 이상을 송금할 계획이라면 '체류비' 목적으로 송금하여야 하며 해외 송금 지정 은행은 직접 은행에 방문하여 처리하여야 한다. 준비물은 여권 사본, 외국으로 나가는 공문서류 (연구년 발령 공문), 도장이 필요하다.

옛날에는 한번 해외 송금 지정 은행을 지정하면 지정한 날로부터 1년간 유효했는데 최근 법이 바뀌어 해외송금 지정은 언제 하든지 그 해 12월 31일일까지만 유효하며 내년에 다시 신청을 해야한다.

내 경우 아직 연구년 발령을 받지도 않아 공문이 없는데다 큰 돈은 송금하지 않을 계획이어서 그냥 인터넷으로 처리하였다. 게다가 나는 25일 출국이라 지금 해 봤자 내년 1월에 다시 해야 되는데 은행을 방문할 수가 없으니 '체류비' 목적 송금은 어차피 불가능하다.

또한 보통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뱅킹으로 송금은 1회 500만원 1일 1,000원 한도가 있는데 미국으로 송금할 때도 이 한도가 적용된다. 은행 직원은 이 한도를 늘릴려면 공인인증서 대신에 OTP를 신청하라고 한다. 나는 이것 저것 쓰기가 좀 그래서 1회 한도액만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늘려놓았다.


3. 여행자 수표


<여행자 수표의 예>


나는 원래 여행자 수표를 약 4만불짜리 정도 만들어 미국에 가면 은행에 넣은 후 차도 사고 집세도 내고 할려고 했다. 왜냐하면 돈이 필요할 때마다 송금을 하면 수수료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목돈을 가지고 가고 생활비는 어차피 한국에서 월급이 매월 나오기 때문에 한국 신용카드를 사용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결국 여행자 수표를 포기하게 되었다.

내 주거래 은행인 광주은행이 더 이상 여행자수표를 취급하지 않는다 하여 하는 수 없이 다른 은행에서 여행자 수표를 만들기로 하고 달러계좌에 넣어두었던 달러를 모두 인출하였다. 그런데 직원이 하는 말이 달러는 내 돈을 내 계좌에서 인출하는데도 수수료가 붙는다고 하였다. 뭐 달러 보관료라나? 그러다가 내가 좀 황당해 하니 특별히 이번에는 무료로 해준다는 직원의 말... 어의가 없다.

암튼 달러를 찾고 추가로 한국 돈을 더 달러로 바꾸려고 하니 여행자 수표를 할 때는 한국 돈을 가져가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한다. 그래서 달러와 한국 돈을 찾아서 근처의 하나은행으로 향했다.


하나은행에 도착해 여행자 수표를 하러 왔다고 하니 직원이 "여행자 수표요?"하며 놀란다. 그동안 여행자 수표와 관련하여 어느 은행을 가도 여행자 수표라는 말만 나오면 직원들은 당황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별로 놀랍지는 않았다. 대체 여행자 수표가 뭐라고 이렇게들 당황하는지는 참 이해가 안간다. 암튼 달러 뭉치를 막 꺼내니 직원이 큰 소리로 "이걸 다 여행자 수표로 한다구요?"하며 짜증을 낸다. 옆에 직원들이 다 나를 쳐다보는데 내가 무슨 돈이나 훔친 사람처럼 되어버렸다. 아니 그럼 돈이 많으니 여행자 수표를 하지 몇 십불 가지고 여행자 수표를 만드는 사람 있나?

하나은행은 과거에 외환은행이었는데도 이 모양이니 일반 은행은 어떨지 짐작이 간다. 더구나 동네 지점에 가면 직원들이 놀랄게 뻔해서 일부러 택시타고 시내에 있는 큰 은행을 갔음에도...


직원이 얼마 할꺼냐고 묻길래 4만불 한다고 하니 한번 더 성질내며 수수료가 0.7%이며 4만불이면 약 30만원이 수수료가 붙는다고 하였다. 참~ 내 돈을 걱정해 주는 고마운 사람인것 같다. 수수료가 들더라도 현금을 들고 가는 것 보단 낫지 않나 싶어 그냥 해달라고 했다. 한참을 전화로 물어 보고, 옆 사람, 윗 사람에게 물어보고 허둥지둥 뭔가를 찾더니 결국 와서 한다는 말이 여행자 수표가 없단다. 짜증이 나서 그냥 "됐어요"하고 나와버렸다. 그리고 그냥 현금을 가지고 가던지 아니면 공항에 가서 여행자 수표를 하리라 맘 먹었다.


다음날 아무래도 현금을 들고 가는게 왠지 찝찝해서 미국에 있는 내 지인에게 송금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출국 3일전에야 겨우 송금을 하러 다시 집 근처 국민은행에 들렀다. 이번에는 송금도 쉽지 않았다. 달러를 직접 송금하는 것은 한 번도 안해봤다는 직원의 말... 한 30분을 혼자 단말기 앞에서 씨름을 하더니 액수가 커서 외환 송금 지정 은행을 먼저 해야 된다고 한다. 내가 광주은행에 이미 해 놨다고 하니 그럼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달러를 싸들고 광주은행으로 갔다. 거기서도 직원 2명이 한 40~50분 동안 낑낑대며 겨우겨우 처리하였다. 송금 수수료는 약 50만원 정도 되는데 최대한 우대를 적용해서 22만원을 내라고 한다. 그래 얼마가 되었든 송금 되는게 어디냐 싶어 수수료를 지불하고 내가 오히려 고맙다고 인사하고 나왔다.ㅠㅠ


미국에 돈을 가져가기 위해 은행을 무려 7차례나 왔다 갔다하는 경험을 하고 나서 몇 가지 깨달은 점이 있었다. 우선 달러를 통장에 넣어 놓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달러 통장은 입출금 할때마다 달러 보관료라는 수수료가 붙는다. 두 번째는 미국으로 송금을 할 때는 달러보다는 한국돈으로 하는게 훨씬 쉽다는 걸 알게 되었다.


참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을 하면 수수료가 꽤 많이 붙는다. 예전에 유학 시절 아버지가 돈을 보낼 때면 항상 약 $40 ~ $50은 수수료였다. 그런데 아버지는 한국에서 별도의 수수료를 이미 냈다고 하니 대체 수수료가 얼마인지 화가날 정도다. 사실 미국에 있을 때는 안되는 영어로 은행에 쫒아가 이거 가지고 엄청 따지기도 했다. 이번에 알게 되었지만 한국 은행의 송금 수수료는 금액의 약1.7%(우대 받기 전)이고 여행자수표 수수료는 0.7%이다. 송금 수수료는 총 3군데서 떼어 간다. 한국의 은행, 중간 은행, 미국의 은행. 그래서 되도록 송금은 안하는 것이 좋고 해야 되는 경우에는 한 번에 큰돈을 하는 것이 좋다. 중간 은행과 미국 은행에서는 송금 액수와는 관계 없이 1회 당 수수료가 붙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미국에 다시 와서 해보니 요즘은 수수료가 좀 내려 갔는지 1 건당 $16을 수수료로 떼갔다(한국 은행의 수수료는 별도).

이 송금 수수료 (미국에서는 wire transfer fee라고 한다)는 미국 내의 계좌끼리 송금할 때도 여전히 비싸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누군가에게 돈을 보낼때 계좌이체를 쓰지 않는다(최근에는 같은 은행이면 송금 수수료가 무료인 은행도 있다고 한다). 대신 checking account를 이용해 수표를 써서 우편으로 보내주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은행 계좌 열기" 참조).


'미국 갈 준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교 KORUS 이용을 위한 준비  (0) 2017.12.19
국제면허증 만들기  (0) 2017.12.19
딸 학교에 출국 신고 하기  (0) 2017.12.11
핸드폰은 유심칩으로 해결  (0) 2017.12.05
소포와 이민 가방  (0) 2017.12.01